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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 및 주제문

by 솔토지빈 2020. 5. 10.

청중 및 주제문

이번 절에서는 청중분석과 주제문 개발을 다루겠습니다. 청중분석에 들어가기 전 청중의 속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최초로 청중 중심적 메시지 관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이를 공신력 개념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가령 저자의 경우로 예를 들면 대학교수이다, 박사학위가 있다, 공신력을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속성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청중에 의해 공신력이 형성된다고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아무리 대학교수, 또는 박사학위와 같은 공신력을 가지고 있어도 저자의 다른 면을 알고 있다거나 저자에 대해 잘 모른다면 공신력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각이 더 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쟁 패러다임을 사용해서 이야기하자면 청중을 타겟(목표물)으로 삼고 청중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같은 메시지를 쏘아대는 것은 청중을 오로지 다수로만 보기 때문입니다. 청중 개개인의 특성을 알고 이들과 공감하고자하는 요즘 사회에서 이 같은 전략으로는 결코 효과를 발휘할 수 없습니다.

시장세분화(market segmentation)라는 말이 있듯이 결국 청중의 다양한 심리적 체계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만이 청중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연설할 때는 연사지만 대부분 청중으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미디어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심리적 층(psychological layers)이 영향을 발휘합니다. 물론 어떤 부분은 별 생각 없이 들었는데 나중에 은연 중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만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메시지 수용에서는 분명 심리적 층을 통한 필터링이 일어납니다.

가령 종교적 가치관도 심리적 자아를 감싸고 있는 하나의 심리적 층이고 대학생이라는 사회경제적 위치도 하나의 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신념의 층이 있을 것이고 그 밖에 성격, 또는 지능 등에 따라서 들어온 메시지가 다르게 인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청중은 무차별적으로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층을 통해 끊임없이 필터링을 하는 존재입니다.

1960년대의 매스미디어 연구는 미디어의 제한된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2차 대전 중 라디오와 같은 대중매체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어서 메시지만 전달하면 전쟁에서처럼 사람들이 쓰러지듯 대중들에게 그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매스미디어 연구자들은 청중은 무기력한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대단히 능동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Lazarsfeld, Berelson, & Gaudt, 1944). 책 이름인 ‘Personal influence’(Katz & Lazarsfeld, 1955)라는 말에서도 대중의 능동적 성향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성향은 특히 대인관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결국 미디어에서 흘러나오는 메시지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고 의견지도자, 즉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를 중심으로 형성된 집단을 통해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2단계 가설(two-step flow)입니다. 인간은 인지 구두쇠(cognitive miser)여서 가급적 인지적 부담을 줄이려고 하는데, 자기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면 부담이 되고 결국 부조화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이 일어나는데 이는 곧 듣고 싶은 부분만 듣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해도 왜곡하거나 듣고 싶은 부분만 듣게 됩니다.

또 선택적 인식(selective perception)이라는 작용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선택적 보존(seletive retention)도 있습니다. 필요한 부분만 기억하고 회상해 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청중을 과거처럼 수동적인 청중으로 인식해서는 안 됩니다. 그럼 능동적이고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 청중의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1) 먼저 연사인 나에 대한 태도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수업 시간에 실기평가를 위해 연사로서 동료들 앞에 서게 될 텐데 그 때 자신에 대한 동료들의 태도는 어떨까요? 대학생 집단은 동질성이 대단히 강합니다. 사회경제적인 측면이나 추구하는 바는 물론 선호하는 공간 등에서 그 동질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동료에 대해 악의적이거나 배타적인 청중은 없습니다.

2) 주제에 대한 태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이 설득을 하거나 정보를 제공할 때 청중의 선호도나 지식 정도를 사전에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전반적 인식수준은 인터넷이나 통계자료를 통해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 있지만 연사가 다루고자하는 주제에 대한 선호도와 인식수준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스피치를 하기 전 주제에 대한 태도 등을 담은 짧은 설문지를 배포하여 통계를 내보면 주제에 대한 선호도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내용을 구성한다면 좋은 연설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방법을 오프라인 수업 때는 실시할 수 있지만 동료들을 볼 수 없는 온라인 수업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3) 주제에 대한 흥미도 있습니다. 중간고사의 일환으로 동료들 앞에서 정보제공 스피치를 한다면 대학생들이 충분히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가 나와야 합니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창의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똑같은 주제이지만 대학생들이 관심을 갖도록 시각을 달리하는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사전에 동료들과 의견을 교환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의 조사가 필요합니다.

4) 주제에 대한 지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막연히 이 정도는 알고 있겠지 하고 생각해서 전달을 했는데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5) 청중의 감정상태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자는 이를 분위기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에는 전반적인 캠퍼스 분위기나 대학생 청중의 분위기도 포함되지만 무엇보다 스피치 당일 상황에 대한 분위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러한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보다 더 편안한 마음으로 분위기를 잘 활용해서 청중과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6) 물리적 특성인 청중의 규모나 좌석배치, 연설 장소의 구조 등도 고려대상입니다. 이 같은 주변 상황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청중의 다중적 속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같이 모여 있을 때는 대학생 동료이지만 종교, 신념, 가치관 등 여러 가지 다른 심리적 층에 의해 달리 분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특성의 차이를 고려해서 스피치를 해야만 청중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어 갈 수 있습니다.

청중분석을 한다고 하면 다소 막연하기도 합니다만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자도 외부 초정강의가 있을 때는 청중의 규모, 나이, 남녀 구성비, 교육일정 등을 사전에 문의한 후 강의 시간대와 분위기를 예측하여 준비를 합니다.

여러분들도 스피치를 하게 되는 날 날씨와 시간대 등의 분위기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더 효과적인 스피치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당일 형성되는 분위기는 예측한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만 사전에 분위기를 파악해보는 노력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주제문 개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제까지 청중분석을 했으므로 이제 본격적인 스피치 준비라고 할 수 있는 ‘invention’ 단계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주제문 개발은 어떠한 주제로 이야기할 것인가를 말합니다. 저자는 오프라인 수업을 할 때 보통 열 가지 질문(<1> 참조)을 나누어 줍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주제 고안 과정을 철저하게 점검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예로서 여러분들에게 정보제공 스피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고 합시다. 특히 대학생을 대상으로 어떠한 주제에 대해 스피치를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보통 주제고안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주제를 자주 바꾸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주제를 선택하라를 항상 강조합니다. 이 방법이 가장 손쉬운 출발점이며 누구나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주제는 있기 마련입니다.

임태섭(2003) 교수는 주제 선정기준으로 아홉 가지를 제시했습니다만 그 가운데 중요한 부분만을 설명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주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스피치인 경우는 평소의 신념에 기반을 둔다거나 소신을 가지고 하면 연설에 힘이 생기고 매우 진중해질 수 있습니다.

정보 또는 설득 스피치를 위한 열 가지 질문(각 문항 당 1)

1. 정보 혹은 설득 스피치를 위한 귀하의 스피치 주제 및 제목은?
2. 연설을 마친 후 청중으로부터 기대되는 변화가 어떤 것입니까?
(*: 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 )
3. 왜 이 주제가 귀하에게 좋은 주제라고 생각합니까?
(이 주제와 관련된 귀하의 공신력은 무엇입니까?) (실제로 연설에서 청중에게 사용할 말로 쓸 것)
* 청중이 들으면 아 과연 이 발표자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만하구나,” “들을 만하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점을 말함.
4. 왜 이 주제가 오늘 이 시간, 여기 모인 이 청중들(수사학적 상황: rhetorical situation)의 흥미를 끌 것으로 생각합니까?
(
, 이 주제와 이 청중들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으며, 왜 이 주제가 시기적으로 적합한 주제입니까?)
(
실제로 연설에서 청중에게 사용할 말로 쓸 것)
5. 이 주제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습니까? 몇 가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시오.
(, 이 주제에 대해 어떠한 지식이 있습니까?)
6. 어떠한 정보원(출처)을 이용할 생각입니까?
(
, 책인 경우 구체적인 책이름과 저자이름을, 잡지, 신문, 학술지인 경우는 이름과 날짜를, 전문가 의견인 경우는 전문가의 이름을 밝혀야 함)
7. 사전 설문조사가 필요합니까? 만약 필요하다면 어떤 내용의 질문을 할 생각입니까? (최소한 3가지의 질문이 필요함) 만약 필요치 않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8. 시청각 보조자료(비디오카세트, 그래프, OHP, 사진, 그림 등)가 필요하십니까? 어떤 장비(파워포인트 등)가 필요한지 말하시오. 만약 필요하다면 무엇을 청중에게 보여 줄 생각입니까? 만약 필요 없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9. 귀하 스피치의 잠정적인 중심생각(주제문)은 무엇입니까? (단문이면서도 선언적인 문장이어야 함)
. (중심생각): 저는 오늘 우리나라 환경문제에 대해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정보전달 목적) *중심생각이란 주제서술문으로 연사가 연설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를 요약한 문장임.
10. 중심생각을 구성하는 23개의 소주제는 무엇입니까? (모든 소주제는 완전한 문장으로 써야 함)
A. 첫 번째 저는 대기오염에 대해 말씀드리고,
B. 두 번째로는 수질오염에 대해,
C. 마지막으로는 토양오염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 주의사항 -
* 모든 문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자세히 답할 것.
* 답을 작성할 때 질문을 또다시 쓰지 말고 곧 바로 답안만을 쓸 것.
* 분량은 11 글자크기로 A4 용지 2장을 넘지 않도록 할 것.
* 9, 10번은 실제 연설 전문에 사용할 내용을 쓸 것.<

주제문을 선정할 때는 청중의 관심 여부도 파악해야 합니다. 환경문제나 핵문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과 관련된 문제 등도 거시적인 측면에서 주제가 될 수 있지만 캠퍼스 내의 문제도 충분히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동아리 모집이나 반값등록금 문제 등 여러 가지 학내 문제를 조사해서 스피치로 만들어 청중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분명히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단순한 관심뿐만 아니라 청중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제도 좋습니다. 반값등록금 문제의 경우 관심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적절한 주제입니다.

정보제공 스피치의 경우 청중이 너무 잘 알고 있는 주제는 피해야 합니다. 이는 윤리 문제와도 연관이 됩니다. 물론 헌법 제21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언론의 자유가 있으므로 어떤 논제든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214항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다시 말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가능합니다. 사실 5분 스피치를 사전준비 없이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스피치를 했을 경우 당연히 설득력도 떨어질 것입니다. 짧은 스피치일수록 할 말을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이 소중한 시간을 내서 경청을 하므로 진지한 주제로 스피치를 해야 하는데 간혹 계란 샌드위치 만드는 법과 같은 성의 없는 주제로 스피치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시의적절한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시사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 예로 후쿠시마 원전문제가 일본에서 발생했지만 이러한 이슈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인가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내용의 스피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주제문 개발에서 중심생각 표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저자는 central idea라는 표현을 적절하게 번역하지 못해 중심생각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 임태섭(2003) 교수의 경우 주제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 표현도 적절하다고 봅니다. 주제문은 연설에서 청중에게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간단명료하게 요약한 한 마디 문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오늘 여러분들에게 원전 추가건설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라는 문장은 단번에 내용과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중심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이 중심생각을 제대로 잡아야만 이와 잘 맞물려서 하부 주제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설득 스피치의 경우 설득의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설득의 방향은 행동과 맞물려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사회에 문제가 되는 것은 행동과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세 가지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Keep doing it/ Stop doing it/ Start doing it’이 그것입니다. 이는 현재까지 잘하고 있으니까 계속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당장 멈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설득을 말합니다.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셧다운제, 여성부 폐지문제, 원전문제, FTA 재협상, 제주 해군기지 등이 모두 설득 스피치의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앞서의 세 가지 방향에 따라 여러분들의 주장을 피력하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주제문 하나만을 언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래야 하는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만약 원전 추가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면 그 이유로 세 가지 정도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설득 스피치의 주된 내용이 됩니다. 이런 내용들을 어떻게 배치해서 원고를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다루겠습니다.

저자: 허경호(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온소통 대표) | 허경호 (2012). <소통과 스피치>, 서울: 온소통. 중 발췌 
* 본 내용은 <소통과 스피치>에서 발췌한 것으로 위 내용(전체 혹은 부분을)을 적절한 인용 없이 사용하는 것과 무단 복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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